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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가 세상을 바꿀 것인가?

2010/09/06 16:50
고재열 vs 허지웅 "트위터가 세상을 바꿀 것인가"란 논쟁 아닌 논쟁에 부쳐




고재열 vs 허지웅의 트위터가 세상을 바꿀 것인가하는 이야기( http://ozzyz.egloos.com/4457808 )를 보니 새로운 아이템에 눈을 번뜩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으며 그에 도취되어 성찰적 사고를 망각해버리기 쉬운 인간의 모습을 보게 된다(개인적으로는 이것이 일종의 페티쉬즘으로 보인다). 물론 도구는 그에 응당한 사용법의 변화를 가져온다. 사람은 (트위터라는) 사물과도 상호작용을 한다. 그것은 상호대화의 센스(dialectic sense)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그 센스의 변화가 권력의 문제에 있어서 근본적 인식의 혁명을 가져오리라는 것은 넌센스다. 산업혁명도 프랑스 대혁명도 그들이 꿈꾼 것 만큼의 평등한 세상이라는 혁명을 이끌진 못했다.


트위터에 대해 좀 더 현실적인 변화를 설명하자면, 그건 단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규칙에 따른 게임일 뿐이다. 트위터의 시스템이 언어의 유통을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 놓은 것은 사실이다. 게임은 규칙-따르기(rule-following)만큼의 실천적 변화를 가져온다. 딱 그 만큼이다. following, block, tweet, mention, retweet, DM 이게 트위터가 가져온 혁명이다. 정보의 유통구조를 바꿨다는 것은 확실하다. 정보의 생산자가 모든 사람이 될 수 있고, 그 사람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정보의 신뢰문제다. 타임라인상에서 무수히(팔로잉에 따라서 사람마다 다를 것은 자명) 쏟아져 나오는 트윗들 중에서 나에게 의미있게 받아들일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개인화된 인식의 역사에 따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는 해당 트윗이 귀속된 사람에 대한 개인적인 관계와 판단 하에 머물게 되는데, 생소한 트윗과 그 트윗을 한 사람을 맞딱 드리게 될 경우에는 그것을 판단하는 기준이 자신의 사고와 맞물려 친화력이 있을 수록 수용의 정도를 달리한다. 말의 조리, 자신에게는 새로운 생각, 동어반복적 수용과 재유통(동감이라는 말을 굳이 동어반복이라 한 이유는 언어적 측면에서 강조한 것이다), 사회적 지위, 제도적 영향력, 취향의 분별 등이 앞서 말했던 트위터 혁명이라 불리우는 것에 비해서는 엄청난 기존의 구조를 가지고 우리 속에 내재되어 꿈틀거리지도 않는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트위터는 취향의 분별을 더욱 강화시켜 변화보다는 분파적 고착을 이끄는 양상이 더 커 보인다. 신속한 정보의 유통을 이끌었다는 점에서는 저널리즘에 많은 주목을 받았었다. 그러나 그 정보 이후는 완고하다. 그것이 게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인간일 뿐인 이유다.


트위터 이후로 메이저 언론사들이 독점하고 있던 뉴스유통과 뉴스소비 구조의 다소간 붕괴와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천안함 사건 등 이후로 음모론(?)이 판을 친다는 기성 언론과 보수세력들의 우려가 쏟아져 나오는 것은 정보 유통의 독점력을 점점 상실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일 것이다. 나는 이것이 바람직한 현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여전히 정보의 공신력은 문제에 붙여질 것이다. 다만, 우려가 되는 것은 이러한 붕괴의 틈을 비집고 새로이 유명세를 타는 트렌드 서퍼(trend surfer)들이 기회의 땅에서 자기욕망의 분출을 혁명이란 이름 하에 미화하며 대중을 현혹시키는 일이다. 얼마나 많은 선동들이 아름다운 혁명이라는 허상(delusion)의 뜬구름을 타고 군림했던가? 영웅주의 뒤에 숨은 욕망의 이중주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혁명, 평등, 자유 등의 말들이 퍽이나 슬퍼짐을 감출 수 없다.



P.S.: 여기서 말한 제도적 영향력의 다소간 붕괴 이외에 트위터에서 언어적 붕괴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전통적 문화-언어학에서 발화와 맥락(상호작용적 현실 상황)에 근거한 언어의 효과에 비해 트위터에서의 발화는 탈맥락화가 용이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봐야할 것이다. 트위터에서의 발화의 효과가 미치는 조건은 상당히 큰집단이 공유할 수밖에 없는 외부적 사건 하에서 그 발화가 인식되든지 아니면 충격적인 사실의 등장이라는 시대정신의 붕괴와 편승을 함께하는 발화가 될 수가 있다. 그렇다면 보편성에 기울어 언어의 영향력에 대한 관찰이 더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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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리키니쥬스 2010/11/24 00:22

    바꾸는게 아니라 한발자국 나아가는걸로 생각하면 어떨까요?
    프랑스 대혁명이 꿈꾼것만큼 세상을 변화시키진 못했지만 군주제를 엎었듯이...
    어떤 것이나 계기가(굳이 트위터가 됐든 뭐가 됐든) 원했던 것 만큼은 아니어도 조금씩 바꾼다고 생각하거든요.
    만약에 그 한발자국 나아간게 제자리 걸음이고 쳇바퀴 도는 것이라면 머 그냥 대충 살아야죠 ~ㅋ

    perm. |  mod/del. |  reply.
    • kimminsuk 2010/11/28 18:59

      변화가 있죠. 저도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유토피아라고 생각하는 것은 망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변화=진보라고 생각하는 것은 망상입니다. 진보라는 것을 입증할만한 준거가 없습니다.

    • 리키니쥬스 2010/12/07 02:11

      저도 바꾼다는 관점에서 얘기한것인데...쿨럭;;
      변화가 지옥불일지 천국일지 제자리 걸음인지는 저도 몰라요~~~
      갑자기 유토피아 얘기는 왜 나왔는지는 모르겟지만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트위터가 되었든 뭐가 되던 바뀌긴 바뀔것이란 얘기죠.. 물론 사람의 의지가 중요하고 변화의 방향성을 결정짓겠지만 결국 사람의 의지도 도구없이는 힘들다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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